| 우유는 계란과 함께 ‘완전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TV 광고에서도 ‘사랑한다면 하루 3번’은 아이들에게 먹여야할 식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우유 급식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각종 유제품은 식품 코너의 한 면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 우유를 많이 먹으면 키가 큰다고 하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이야기들도 돌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우유가 완전식품이라는 지배적인 의견에 반대하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우유, 정말 건강에 좋은가?
오래살고 싶으면 우유 절대로 마시지 마라?
‘오래 살고 싶으면 우유 절대로 마시지마라’의 저자 프랭크 오스키는 “사람이 우유를 마시는 것은 소에게 고기를 먹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한다. 그의 저서에서는 ‘우유를 마신 사람은 동맥경화를 앓고, 유우의 철분 결핍성으로 인해 빈혈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유에는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우유의 독성으로 인해 아토피 피부염이 생긴다.’고도 한다. 믿어지지 않는 말이지만, 저자는 나름대로의 과학적인 자료를 제시하면서 우유의 유해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에서 우유 소비 1위 국가인 미국에서 골다공증이나 심장병, 당뇨병이 성인 질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64세 여성노인 4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을 정도. 우유를 대량으로 섭취하는 국가라면 다른 변수가 있다하더라도 최소한 골다공증은 어느 정도 예방이 되어야 한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에서, 미국의 비영리단체 ‘책임 있는 의료를 위한 의사 협회’의 대표 닐 바르나르는 “우유는 골다공증에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한다. 우유는 산성식품이기 때문. 산성을 섭취한 인체는 중성화를 작업을 하는데, 이 작업에서 중화제로 이용되는 것이 바로 뼈의 성분인 칼슘이다. 미국 보건국은 차라리 우유를 통해서 칼슘을 섭취하기 보다는 시금치 등 칼슘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채소를 먹는 것이 더욱 좋다고 말한다. | | 우유에는 칼슘의 양이 많긴 하지만, 사실상 인체에 흡수되는 양은 적다. 우유의 철분 함유량은 100cc중에서 0.1mg. 500cc의 우유를 마시면 0.5g의 철분이 흡수되는 꼴이다. 이와 비교해서, 현미는 11배, 시금치는 37배, 콩·무말랭이는 90배이다. 이런 식물성 식품들의 칼슘 흡수량이 우유보다 훨씬 높다.
또한 우유는 빈혈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 미국의 ‘음식과학과 영양 보고’에서는 유제품에 들어있는 카세인과 인산염, 칼슘으로 인해 철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우유에 뿐 아니라, 사람의 모유에도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성분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모유에는 우유보다 이런 성분이 적게 들어 있고, 모유를 통한 철분의 생체 이용률이 월등히 높다.
우유 분해 효소 없는 아시아인, 서양인을 따라 우유를 마시다
이러한 영양소 다툼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유 자체가 인체에 흡수될 수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연구자들에 따르면, 15%의 백인과 10%의 흑인이 유당을 소화시킬 수 없다고 한다. 이들이 세계인구 조사를 시작하면서 유당을 소화시키는 사람들보다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유아들의 대부분이 1.5세~4세에 작은창자에서 유당분해효소인 락타아제의 활동이 점차 줄어든다. 젖을 떼고 어른이 되어 가면서 락타아제가 활동을 멈추는 것이다. 특히 백인들보다 아시아계, 흑인들의 락타아제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크레치머 박사는 이런 이유를 유전적인 요인에서 찾고 있다. 우유와 유제품을 섭취해야만 연명을 해 나갈 수 있었던 유목 민족이 유전적인 경험에 의해 락타아제 효소를 보유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농경 사회에 기반을 두고 살아온 대부분의 아시아인들은 락타아제를 생성하는 유전자가 없어도 되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초기 미국에서 개발도상국에 분유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유당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들이 분유를 먹고 나서는 잇달아 경련 증세와 설사를 하는 증세를 보였던 것이다. | | 만사 우유로 해결하려는 캠페인은 이제 그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유가 완전히 영양가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우유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칼슘, 철분 등 각종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송아지가 자라기 위한 모든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먹을 것이 없었던 시대에 우유를 마시며 쉽고 효과적으로 영양을 섭취할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국가적으로 권장을 하고, 산업을 육성해 온 이유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보다 더 신선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우유가 아닌 채소나 생선에서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유당 분해 장애와 철분 섭취 방해 등의 문제점이 있는 우유에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한국의 축산업이 과잉공급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것은 사실이나, 과잉공급의 문제는 단순한 ‘우유 마시기’ 캠페인을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우유가 정말 그렇게 완전한 식품인지, 한국인에게 앞으로도 건강식품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좀더 진지한 연구와 고찰이 필요할 것이다. 이 결과에 따라 축산산업의 방향과 미래가 결정되어야 하며, 그렇게 될 때 경제적으로나 국민보건상으로나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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