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n/[ WebD - WebP ]

구글의 키홀(keyhole) 인수와 다가올 지역검색의 형태

webdress 2005. 4. 11. 11:47

최근 구글의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고 있습니다. 구글 데스크탑 검색(Desktop Search) 프로그램에 이어, 지난 달에는 3D 지구보기(EarthViewer) 서비스 회사인 키홀(http://www.keyhole.com)을 인수했죠. 덕분에 Keyhole의 주력 제품인 'Keyhole 2 LT'의 가격이 70달러에서 30달러로 크게 인하되었습니다.

키홀의 어스뷰어 서비스는 그 동안 주로 부동산업자와 도시계획자들이 사용했습니다. 연간 1200달러의 사용료를 내고 사용했죠. 그러다가 그래픽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하면서 일반인도 저렴한 금액으로 키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상업용 가격도 인하되었습니다. 일반인도 키홀 서비스를 통해 하늘을 날면서 지구 곳곳을 탐험할 수 있어 교육용이나 여행 길잡이로 유용했습니다.

키홀(Keyhole: 열쇠구멍)이란 1960년대부터 사용된 미국의 대표적 첩보위성을 뜻하는 말입니다. 알려진 바로는 KH-11등의 위성은 지구 궤도를 돌면서 사진을 찍는데, 500km 이상 되는 높이에서 평양 거리의 로동신문 제목까지 확인할 정도의 정밀한 사진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키홀닷컴의 '키홀2'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처음에는 지구가 나오는데 이 지구를 돌리고 확대시키면 점차 지표면이 다가오면서 커집니다. 최종적으로는 길거리의 자동차나 가로수까지 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 보면 자동차들이 보이죠. 이 그림은 7일짜리 트라이얼 버전을 설치하고 돌아다니다가 제가 당겨서 샌프란시스코의 거리 중 한 부분을 구경하다가 찍은 장면입니다. 민간 서비스 사진이 저 정도라면 첩보위성 사진이 신문 제목을 분간할 정도라는 것이 이상하지 않겠죠. 영화 '에너미오브스테이트'에 나오는 정도의 사진 해상도는 키홀닷컴에서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고로 라크로스(Lacrosse)라는 레이더 영상첩보 위성은 500km 고도에서 구름을 투시하여 지상 3m 이내의 선명도로 목표물을 포착하며, '8X'라는 위성은 기존보다 8배 넓이를 탐지하며, 그외 전자정보 첩보위성인 그라운드 브레이커(Ground Breaker)를 비롯해 페럿(Ferret) 리요라이트(Ryolite) 점프시트(Jumpseat) 라는 통신첩보위성이 있다고 합니다. 잘 알려진 에셜론(Echelon) 첩보 위성은 전 지구의 전화 감청과 전자 메일 수집 해석 능력이 있다고 알려졌고요.

첩보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니, 구글의 키홀 인수가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이미 구글은 지역검색(로컬서치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기존의 지역검색은 텍스트와 도로지도 검색입니다. 이는 GPS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구글은 키홀을 인수함으로써 가장 정밀한 위성사진 자료를 확보하게 되었고, 향후 지역검색에 키홀의 3D지구보기 기능(일반적인 3D 그래픽이 아니라 위성사진을 레이어로 활용한 2D 형태의 기능이지만, 지구가 둥그니 3D라고 말하는 거겠죠. 앞으로는 렌더링한 3D로 선보일지도 모릅니다만.)을 결합시킬 겁니다.

키홀의 서비스 사진 해상도가 자기 집의 나무와 주차된 자동차까지 보여줄 정도니 이제 가보지 않은 지역조차 손쉽게 미리 가볼 수 있는 셈입니다. 파리 에펠탑 근처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고, 자금성이나 만리장성 주변이 어떤 구조인지 궁금하다면 키홀 서비스를 이용해 하늘 위를 날면서 에펠탑이나 자금성 주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 지금의 키홀 서비스만 하더라도 1년에 30달러가 아깝지 않습니다. 한국 지역도 미국 도시처럼 정밀하게 자료를 제공한다면 당장이라도 키홀 서비스 사용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업무용으로, 개인용으로, 아이들 교육용으로, 심심풀이용으로도 좋습니다.)

*그림: 키홀로 살펴본 샌프란시스코 지역. 내 집 주변이나 내가 여행하고자 하는 지역이 저렇게 정교하게 살펴볼 수 있다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그림을 선택하면 큰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림: 키홀로 살펴본 파리 개선문 지역 사진. 파리에 안 간 사람은 파리 주변 지역을 확인할 수 있고, 갔던 분이라면 과거를 생생하게 떠올리겠죠

여기에 구글의 지역검색 엔진이 결합됩니다. 이제는 '삼성역 주변의 일식집'하고 입력하면 '역에서 100미터 내의 xx'라는 식으로 검색하는 것이 조만간 구시대 유물이 될지 모릅니다. 구글이 키홀 서비스에 막강한 검색 기능을 결합시킨다면 사용자는 마우스를 이리저리 굴려 삼성역 주변의 사진을 보면서 자신이 어디에 있으며, 주위의 일식집이 어디 있는지 사진 위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삼성역 주변의 각종 식당이며 업체들을 건물 사진 위에 배치된 아이콘으로 쉽게 알 수 있겠죠. 사용자는 주변 사진을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마음에 드는 장소의 일식집 아이콘을 클릭하면 그 건물에 위치한 일식집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보게 됩니다. 자기 아바타를 현재 위치에 세워두고, 사진으로 보면서 일식집 건물을 확인하는 것과 지금의 지역검색처럼 지도로 확인하는 것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실제로 키홀 서비스를 통해서 미국의 주요 도시 위를 한 번 날아보면 그 차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말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 온 느낌이 들 정도로 정교하게 미국 도시를 여행할 수 있습니다.(무서운 느낌마저 듭니다. ^^;) 자기 사무실 건물을 기준점으로 했을 때 주변 건물과 도로, 가로수를 보면서 주변 식당 건물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얼마나 강력하고 편한지 상상해보기 바랍니다.

물론 사용자는 자신이 기억하려는 위치를 깃발로 표시해두거나, 음식맛을 평가 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해당 정보를 활용하게 될 겁니다. 구글의 막강한 검색엔진에 최고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위성사진이 결합된다고 생각해보십시요. 기존의 지역검색은 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야후나 네이버의 지역검색이 따라갈 수 있는 상황도 못됩니다. 운영비용과 기술에서 앞서고, 최고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위성지도라는 자료까지 확보한 구글이니까요.

이제는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눈으로 보면서 검색하고, 정보를 축적하는 시대가 열릴 것 같습니다. 구글의 위성지도 지역검색은 기대가 됩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구글에게 어떻게 대항할 것인지 막막한 느낌도 듭니다. 구글이 키홀 서비스와 결합된 지역검색 서비스로 국내 지역검색에 뛰어드는 날, 야후나 네이버의 지역검색이 과연 대항할 수 있을지. 국내 포탈 사이트가 좀더 분발해야겠습니다.

* 한가지 더, 지도는 위성사진 자료이기때문에 쓸데없는 프로그램을 깔 필요가 전혀없습니다.

* 관련링크 :김중태문화원